체호프의 중편 '산다는 것은(원제: 나의 인생)'과 '결혼 3년(원제: 3년)'이 담긴 소설집. 이 두 작품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것이다. 체호프 특유의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두 남자의 인생 여정을 그려나간다.

'산다는 것은'은 타고난 신분과 배경을 버리고 '펜' 대신 '페인트붓'을 붙잡은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미하일'은 귀족사회의 위선과 허울에 환멸을 느낀다. 결국 그는 가문의 품위를 강요하는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도장공 레지카의 조수가 된다. 무식하고 거칠지만 순수한 노동자의 삶 속에서 그는 진정한 자유를 느끼게 된다.

'결혼 3년'은 한 남자의 3년에 걸친 불행한 결혼생활 이야기이다. 라프쩨프와 율리아는 결혼을 통해 진부한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고대한다. 하지만 그들이 얻으려했던 '행복'은 결혼생활의 권태와 고독으로 인해 좌절되고 만다. 열정을 잃어버린 그들은 자기 앞에 남은 삶은 무덤덤하게 걸어갈 뿐이다.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안톤 체호프는 『갈매기』나 『벚꽃 동산』등의 작품을 쓴 극작가로 유명하지만 소설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살펴 본다 면 현대 단편 소설의 형식을 확립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평범한 일상속의 면면들을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표현으로 묘사하는 능력과 날카롭고 엄정하게 인간을 그리면서도 그 내면에는 인간에대한 연민의 감정을 지니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1860년 러시아 남부 아조프 해의 항구 도시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농노 출신 아버지가 운영하던 식료품 잡화점이 파산하면서 가족들 모두 모스크바 의 빈민가로 이주하였고, 이후 그는 홀로 타간로크에 남아 고학하며 중등학교를 졸업했다.

모스크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뒤 의사 가 되기까지 생계를 위해 필명으로 유머 단편들을 썼으며, 1886년에 처음으로 「추도회」라는 작품을 본명으로 발표하였다. 2년 뒤 단편집 『황혼』이 푸쉬킨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인정을 받기 시작한 그는 「귀여운 여인」으로 톨스토이의 절찬을 받았고, 차이코프스키, 고르키 등 과 교유하며 러시아 문학계의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초기의 해학적인 작품세계에서 후기 현실비판적 작품세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속물성과 허위를 배격하고 진실한 인간성을 반추하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문학적 특징은 인물의 성격과 심리의 정밀한 묘사, 감각적 문체 에 있으며, 때로 핵심을 우회하는 표현들은 현재까지도 비평가들에게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단편 「대초원」,「나비」,「이 웃사람들」,「익명의 소설」,「흑의의 수도승」,「살인자」,「아리아드네」,「농부들」등이 있으며, 희곡 『이바노프』, 『바냐 아저씨』, 『곰』, 『청혼』, 『결혼』, 『기념일』, 『갈매기』,『세 자매』,『벚꽃 동산』등이 있다.

후기 체호프의 관심은 단편소설보다는 희 곡으로 기울어 「갈매기」, 「바냐 아저씨」, 「벚꽃 동산」과 같은 세계 희곡사의 걸작들을 써냈다. 1904년, 44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산다는 것은
결혼 3년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