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십 주년을 맞이한 소설가 김경욱이 묻는다.당신에게, 야구란 무엇인가?소설기계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경욱. 2013년 올해로 데뷔 이십 주년을 맞이한 그가 여섯번째 장편소설을 통해 이렇게 묻는다. 당신에게, 야구란 무엇인가? 『야구란 무엇인가』는 본격적으로 야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은 아니다. 이 소설이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복수 서사라고 할 수 있다. 광주가 고향인 사내에게는 삼십 년 전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동생이 있다. 계엄군이 도청을 점령하고 있던 그날의 광주, 군인 중 하나였던 ‘염소’에 의해서 사내의 동생은 구타를 당하고 숨지고 만다. 죄책감을 가슴에 품고 자란 그는 훗날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뜨자 아홉 살짜리 아들 진구를 데리고 복수를 하기 위해 서울의 ‘염소’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이 책이 보여주는 것을 우리에게 익숙한 복수와 용서의 서사가 아니다. 하지만 아이 진구는 아빠의 상황이 어떻든 켄터키 프라이드치킨을 먹어야겠다고 떼를 쓴다. 그뿐 아니다. 문득 군산에 있다는 아이의 엄마가 생각난 사내는 아이를 여관에 남겨둔 채 그녀를 만나러 갔다가 아이를 잃어버린다. 사내는 아들에게 언제나 가보자고만 이야기했을 뿐, 단 한 번도 그렇게 해준 적이 없었던 야구장에 간다. 난생처음, 아들과 함께하는 나들이다. 광주를 떠나 군산을 거쳐 서울로, 그곳에서 다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갈 내일을 생각하며 사내는 이런 사실을 깨닫지 않았을까. 야구란, 결국 집으로 돌아오기 위한 경기라는 것을 깨닫는다.